장소는 고은하가 있었고, 한혜지가 납치되었던 그 창고다.


ASET 5마리는 낄낄대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 중 작은 놈 한마리가 대장 같은 놈에게 얘기 한다.


“큭큭큭 대장님 오늘이면 만찬이 기다리고 있겠군요!”


다른 놈도 얘기 한다.


“이게 얼마 만에 하는 포식이야?”


그러더니 대장 격이 얘기한다.


“기분이다. 그걸 가져와”


그 말을 들을 가장 작은 놈이 흠칫 놀라며, 재빠르게 움직인다.


그것이 가져온 것은 글자인지 그림인지 알 수 없고 마치 대량 생산이라도 된 듯한 드럼통이다.


무식한 힘으로 뚜껑을 따니 피가 그득그득하다.


5놈은 흥분하여 허겁지겁 먹는다.


ASET에게 인간의 피는 마약과 같은 존재이다.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이미 선지가 되어 굳어 있음에도 게걸스럽게 퍼먹는다.



그때였다. 


창고문은 종이 장처럼 찢어지고 빛과 같이 반짝이며 ASET을 공격한다.


그 공격에 순간적으로 ASET 5마리는 뿔뿔이 흩어져 피했다.



2벙커에서 봤던 그 남자다. 


그 남자는 한혜지를 묶고 있는 거미줄을 자신의 은빛실로 당겨 와락 안았다.


ASET 대장이 말한다.


“고태환 이놈!”


이제야 밝혀지는 그의 이름은 고태환이다. 3벙커의 대장의 아들이자 고은하의 오빠인 것이다.




고태환은 자신의 목에서 거미줄을 뽑아내어 한혜지를 숨만 쉴 수 있도록 코와 입만 내놓은 채 자신의 몸에 꽁꽁 묶는다.


그리고는 은빛의 실은 얼마나 강화되었는지 강철 같은 색으로 변한다.


고태환이 말한다.


“내 이름은 미구엘이다.”


살벌한 싸움이 시작된다. 


ASET은 자신들의 몸에서 거미줄을 뽑아 내가 시작하더니 ASET 1은 8개의 팔에 칼과 같은 무기로 감쌌고 


그 무기는 등까지 이어져 마치 칼날이 있는 거북이와 같았다.


ASET 2는 고슴도치 같이 온몸에 가시가 돋은 것처럼 거미줄을 송곳처럼 만들었다.


ASET 3은 몸 주면으로 완전 원형의 띠로 만든 칼날을 만들어냈고 여러 개의 원형 칼이 만들어지면서 칼로된 공같이 변했다.


ASET 4는 거미줄로 활을 만들어 고태환을 쏘고 있었다.


ASET 대장은 온몸을 갑옷처럼 싸고 있었다.



고태환은 마스크를 벗어던졌다. 고태환의 입은 ASET 같이 찢어져 있었다. 보통 사람의 입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 


그리고는 목에서 많은 양의 은빛 실이 나오더니 혜지를 포함한 온몸을 갑옷처럼 만들었다. 



그리고는 번개처럼 뛰어갔다. 마치 날아간 것 같다. 


사람의 눈으로는 쫒을 수 없는 싸움이다.


ASET 2가 공처럼 굴러온다. 너무 빨라서 불꽃이 튄다.


고태환은 ASET 2를 피해 점프하고 기다렸다는 듯이 ASET 1이 좌측 팔 4개의 칼로 고태환을 내리쳤고 고태환은 갑옷을 둘렀던 팔로 막는다.


즉각적으로 ASET 1은 반바퀴를 돌아 우측 팔 4개로 다시 한 번 내리쳤고 강한 힘에 떨어진다.


지상에는 또 기다렸다는 듯이 ASET 2가 잔뜩 움츠려 고슴도치처럼 송곳을 세워 기다리고 있다.



고태환은 목에서 기다랗게 창을 만들어 ASET 2의 가시사이로 찌르려고 했다.


ASET 2를 향하던 창의 끝은 ASET 4의 화살에 의해 튕겨 땅으로 박혔고 그의 반동을 이용하여 ASET 2를 피한다. 


인류의 적이지만 훌륭한 팀워크다. 



고태환은 만만치 않은 상대임을 각인한다.


고태환의 눈동자가 검게 변한다. 그리고는 옆구리에서 은빛 실이 나온다. 


실은 강철같이 강한 팔이 된다. 


총 6개의 팔이 양쪽으로 3개씩 나왔다.


마치 ASET을 보는 것 같다. 은빛 실의 안쪽은 근육과 이어져 있는 듯 고태환의 마음대로 움직인다. 


다시금 은빛 실로 얇은 도(刀)를 8개를 꺼내 든다.



그때 ASET 4는 활을 쏘았다. 고태환은 눈을 반짝이며, 십자로 칼을 들어 활을 4조각으로 쪼갠다.


그리고는 칼을 강하게 땅에 내리 쳐서 박살을 낸 후 나머지 칼로 조각들을 모두 쳐서 ASET 4에 날린다. 조각 하나하나 명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ASET 4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활로 날 조각들을 쳐내지만 너무 많은 조각을 다 쳐내지 못하고 얼굴로 날아드는 조각을 보고 있다.



그 순간 ASET 2가 ASET 4앞으로 나와 발바닥에 돋은 가시를 이용해 회전하여 조각을 쳐낸다. 그리고는 고태환을 향해 높이 뛰어 날아 왔고 


고태환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실을 조각에 묶어 놨는지 다시 활을 쏘려는 ASET 4의 온몸을 뚫고 ASET 2로 날아간다. 


가까스로  조각은 피한 ASET 2는 실까지는 피하지 못했는지 팽창하게 당겨진 실에 싸여 떨어졌고, ASET 1이 그 실을 끊어버린다.


ASET 2는 철푸덕 떨어졌고, ASET1과 ASET3은 다시 공격하려 달려온다. 


ASET 3은 공처럼 굴렀는데 고태환의 앞에서 반대로 굴러 불꽃을 고태환에게 날린다.



고태환은 순간적으로  한혜지를 보호하려 은빛 실로 만든 팔을 넓게 펴 방패처럼 감쌌다. 그 탓에 자신의 얼굴을 가리지 못했고 눈을 찔끔 감았다. 


눈을 떴을 때 위에서 ASET 1이 내리 찍었고 얼굴에 싸여있는 마스크가 갈기갈기 찢겨 얼굴에 닿을 뻔했다.


ASET 1이 말한다.


“아 더럽게 질기네!


ASET 2가 말한다.


“완전 우리랑 똑같자나 킄크크”



ASET 3이 다시 굴러온다. 


막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고태환은 점프한다. 그때를 노렸다는 듯이 ASET 3이 뛰어서 날아온다. 


고태환은 당황하며 몸을 뒤집어 모든 은빛 팔은 ASET 3을 막는다. 


ASET 2가 자신의 송곳을 고태환을 향해 날린다. 


고태환의 등 뒤에선 ASET 1이 칼날을 더 길고 두껍게 만들어 찌르려 한다.


그 순간 번쩍 빛이 난다.



빛이 사라지고 난 후 고태환의 모습은 마치 천수관음과 같이 팔이 많아 졌다. 


그리고는 팔은 송곳같이 뾰족하고 쭉 길어져 ASET 1을 찔렀고 찌른 팔을 갈고리 형태로 변형하여 ASET 2에게 날린다.


방패처럼 ASET 3을 막고 있던 팔은 고태환의 몸에서 떨어져  끈적끈적해진다. 그리고는 ASET 3의 움직임을 완전히 차단시켜 버렸다.



ASET 2는 ASET 1의 시체를 쳐내버리고 머리에서 나온 송곳을 키워 코뿔소처럼 변했다. 그리고는 발아래에 있는 송곳은 판스프링처럼 변해


고태환을 향해 날아간다. 


고태환은 아랑곳하지 않고 칼로 두 동강을 내버린 후 움직이지 못하는 ASET 3 위에서 수백 개의 얇은 침을 만들어 마구 쏘아 죽였다.



그 모습을 본 ASET 대장은 박수를 치며 크게 웃는다.


“역시 내가 기대했던 그 모습이야. 그러지 말고 우리랑 손잡는 게 어때 들리는 얘기로는 너 우리 살과 피를 먹는다지?”


고태환은 답한다.


“너는 음식을 동료로 삼나보지? 넌 단지 내 음식이고 사냥감일 뿐이야”


ASET 대장은 말한다.


“고태환 예전에 널 죽였어야 하는데 말이야. 벙커를 빠져나와 도망치는 널 말이야. 난 순간 우리 동족인줄 알았지 머야. 


우리와 같은 텔레파시를 쓸 수 있다니. 머 그 덕분에 벙커가 어디 있었는지 알았으니 맛없어 보이는 널 먹지 않고 보낸 것은 오지랖도 아니지”


고태환이 말한다.


“문답무용”


그때 뒤에서 갑자기 날아온 창에 고태환의 배가 뚫린다. 


피를 내뱉었다. 고태환은 배를 본 순간 기겁한다. 한혜지의 배까지 같이 뚫려 한혜지도 피를 토한다.



고태환이 뒤를 돌아보았다. 


백여 마리에 ASET이 와있다. 


ASET 대장이 말한다.


“어! 오늘밤 파티를 위해서 내가 불렀어. 이제 어쩔꺼냐 고태환?”


그때 마침 격렬한 싸움에 창고 천장이 무너졌고, 찰나의 순간 고태환은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한혜지를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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